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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일반도로 시속 50km로 달리는 버스, 운전기사는 핸들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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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utonomous a2z 조회 2,450 작성일 2021-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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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시험장도 연구소도 아닌 일반 도로였다. 세종시민들이 출퇴근에 애용하는 BRT(간선급행버스) 도로를 따라 15인승 버스가 달리기 시작했다. 운전석 뒤편의 스크린에는 주변 도로와 시설물, 도로변에 심어놓은 회양목의 흩뿌려진 이파리까지 표시됐다. 횡단보도 앞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자 20여m를 앞두고 버스가 감속을 시작했다.
횡단보도를 정상적으로 건너는 사람들 외에 차도에서부터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사람까지 다 보낸 뒤에야 버스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종 집현동 산학연클러스터부터 대평동 세종버스터미널까지 7km를 운행하는 동안 운전석에 앉은 이의 손발은 자유로웠다.

30일 세종시에서 기자가 직접 타본 자율주행버스는 조만간 운전석조차 없는 버스가 상용화되리란 기대를 품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벤처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에이투지)가 세종 자율주행 규제자유특구에서 테스트중인 이 버스는 4개월 전부터 승객을 싣고 일반 BRT라인을 다니는 중이다.

이날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세종특구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간담회가 끝난 뒤 자율주행버스를 시승했다. 산학연클러스터 건물 입구부터 BRT라인으로 나올 때까지는 사람이 운전했다.

사람이 모는 버스보다 더 나은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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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T라인으로 나온 뒤 운전석에 앉은 에이투지 직원이 버튼을 누르자 시작음과 함께 자동차 핸들이 떨리기 시작했다. 차량 전 방향에 부착된 라이다(레이저 레이더)가 주변 도로 상황을 파악한 뒤 이미지로 바꾸고, 도로선에 맞게 방향을 잡는 과정이었다.

운행을 시작한 버스는 서서히 속도를 올리더니 시속 50km로 달리기 시작했다. 한지형 에이투지 대표는 "자율주행버스는 교통법규를 무조건 준수하도록 설정됐기에 규정속도를 넘어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BRT라인은 서울의 버스중앙차로처럼 왕복 6차선 도로의 중앙에 위치했다. 서울과 다른 점은 중앙차로와 일반차량 차로가 물리적으로 분리돼 있는 점이다. 버스의 주행 독립성이 높은 덕에 다른 도시에 비해 자율주행버스가 상용화되기 유리한 환경이다.

어둠속에서도 차선을 벗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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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버스는 세종시에 숱하게 많은 지하차도를 건너면서도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미지를 시가화하는 센서기술의 경우 비가 오거나 안개가 낀 날, 터널처럼 어두운 곳에서는 공간 지각능력이 떨어진다. 반면 라이다 기술을 적용한 차량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무리 없이 운행할 수 있다.

신호등이 보일 때면 차량이 먼저 감속하며 차량 정지선에 딱 맞춰 섰다. 실제 승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목적으로 만든 차량이기에 고객 안정감까지 고려했다는 게 한지형 대표의 설명이다.

간혹 신호등도 없는 구간에서 버스가 정차할 때가 있었다. 바로 버스정류장이다. 이날은 시험운행이기에 승객을 실제 태우지는 않았지만 승객들이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탈 수 있는 카드리더기도 차량 출입구에 설치해 놨다.

교통법규 지키느라 중앙성 침범 대신 급정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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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급정거하는 경우도 있었다. 세종시청 근처를 지날 때 중앙 버스정류장 보수공사를 하는 인부가 끌차를 차도에 내려놓고 작업중이었다. 자율주행버스는 교통법규를 어길 수 없기에 중앙선을 침범해 피해가는 대신 멈추는 걸 택했다. 운전석에 있던 직원이 수동으로 차량을 조작해 중앙선을 잠시 넘어갔다 왔다.

이날 본 자율주행버스는 BRT라인을 따라 움직이며 신호를 지키고, 정류장을 인지한 채 멈추고, 돌발상황에 안전하게 대처하는 기술을 보여줬다. 앞뒤로 실제 노선버스들이 오가는 와중에도 교통방해 없이 안정감 있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했다.

다만 이 버스를 만든 에이투지의 한지형 대표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며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도로주행에 필요한 기술 외에도 승객이 차량에 탑승한 뒤 좌석에 앉을 때까지 출발을 미루기 위한 감지능력 등을 갖춰야 보다 완벽한 자율주행버스가 된다는 설명이다. 한 대표는 "올해 연말까지는 청주 오송역부터 세종버스터미널을 오가는 자율주행버스를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 8월 종료되는 세종 규제자유특구 기간, 그동안 규제특구에서 기업들이 모은 데이터를 표준화해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 부족한 인력풀 등은 자율주행 벤처기업들의 공통된 고민으로 꼽혔다.

이에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규제자유특구 관련해서 정부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지만 법을 바꾸는 문제 등에서 어려움이 많다"면서도 "우리나라 자율주행기술의 새 지평을 연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주신다면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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