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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자율주행 A부터 Z까지... ‘스마트시티’ 수출 꿈꾸는 기술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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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utonomous a2z 조회 379 작성일 202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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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욱 기자의 ‘모빌리티 열전’⑥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 인터뷰
  



“6만6049km, 100km 당 운전자 개입 7.9회”

 

지난 5일 기준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차 운행 거리와 돌발상황에서 운전자 개입 횟수를 나타내는 숫자다. 한지형(40)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이를 회사 홈페이지 첫머리에 내걸었다. 미국 유명 기술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술을 뽐내기 위해 쓰는 실적을 대외적으로 내놓은 것은 결국 기술에 대한 자신감의 다른 표현이다.

 

지난 12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본사에서 만난 한 대표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자율주행 기술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다고 자부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부터 국내 최초로 세종시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자율주행 셔틀 개념의 유상 운송을 운영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 인근 약 4km 구간에 3개 승하차 지점을 대상으로 미리 선정된 승객들이 호출하면 이동해 탈 수 있는 서비스다.

 

그는 “지난해 미국서 발표된 주요 기업들의 자율주행 누적 거리를 보면 우리도 세계 6위권으로 글로벌 수준에 올랐다”며 “해외 기업들은 이미 수십조원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창업 3년 만에 이런 성과를 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 10대인 자율주행차를 올해 10대를 추가로 제작해 누적 주행거리 10만km를 연내 돌파하는 것이 목표다.


경남 진주 출신의 한 대표는 한양대 기계과를 졸업한 뒤 2007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7년간 엔진과 변속기 양산 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2014년 경기 의왕의 중앙연구소로 옮겨 자율주행차 개발에 합류하며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다. 2016년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출품한 기아 쏘울 전기차로 세계 기자단 시승 프로젝트를 맡았고, 이듬해 CES에도 참여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문재인 대통령의 넥쏘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도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한 대표는 미래차 분야에 대한 신 내림과도 같은 강렬한 인상을 받게 된다. “2017년 LA 모터쇼를 다녀온 뒤 1년간 밤잠을 설쳤다”며 “세계의 기술을 직접 눈으로 보니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기에 나도 뛰어들어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 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생활인으로서의 현실도 녹록지 않았다. 그는 “무당이 신 내림을 받으면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직장생활이 저한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당시는 외벌이에 아이도 유치원을 다닐 때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했다.


고민만 깊어가던 차에 그에게 기회가 왔다. 현대차에서 같이 일하다 먼저 대학으로 간 유병용 경일대 교수(자율주행융합기술연구소장 겸 현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이사)의 연락이 온 것이다. “지방에 있는 작은 학교다 보니 학생 유치를 위해 창업 선도대학으로 만들어 학내 벤처를 만들고 한다는 것이었다. 특히 대구·경북 쪽에 자동차 부품회사가 많으니 학교에 연구소를 만들고 자율주행차 기술을 개발해보자는 제안이었다”고 한 대표는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겸임교수를 하면서 지역 부품업체들과 산학과제 수준으로 기술을 개발해볼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막상 시작해 보니 우리가 갖고 있던 기술이 생각보다 뛰어나다는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7월 자율주행의 A부터 Z까지 다 하겠다는 의미로 회사 이름을 학내 벤처로 창업했다. 여기에 현대차 출신의 라이다 신호 처리 및 정밀 위치인지 로직 개발을 맡은 오영철 교수(회사 CTO)와 로직 아키텍처 설계 및 상황판단 제어 로직을 개발하는 허명선 연구원이 회사에 참여하게 됐다.

 

창업 초기 경일대 자율주행차융합기술연구소에서 출범 첫해 자율주행 시제차를 만들었다. 그는 “골프 카트를 개조해 2인승 초소형 전기차를 만드는 첫 프로젝트였는데 4달여를 학교에서 합숙하며 밤잠을 지새우며 여기에만 매달렸다”며 “그 결과 2018년 12월 말에 자율주행차 임시주행 면허를 받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해 7월 학내 벤처로 창업한 지 5개월 만의 성과였다.


처음에는 학내에서도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는 “당시 전국 유수의 학교도 못하는 일을 지방대에서 어떻게 하겠느냐며 반대하는 의견도 많았는데 정현태 경일대 총장이 전폭적인 지원을 했다”며 “산학협력의 좋은 본보기를 만들어달라는 당부를 하셨다”고 전했다.

 

경일대 이름으로 자율주행 면허 허가가 나오자 학계에서도 깜짝 놀랐다. 당시 카이스트,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 국내 유수의 대학 4곳만이 자율주행차 면허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학교들은 대부분 수년간 투자한 결과였는데 지방의 작은 대학에서 갑자기 결과물을 내자 업계에 소문이 나서 학교를 찾는 사람이 많았다.

 

한 대표는 “다른 회사들은 제네시스처럼 기본적인 차량의 기술이 뒷받침되는 자율주행차를 만들었는데 전자식 조향장치조차 없는 골프 카트로 자율주행차를 만드니 학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경일대 학생들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최하는 자율주행 경진대회에 출전해 전국 6위, 대구·경북 지역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성장의 아우토반을 거침없이 달려온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한 대표는 “최근 게임 업계에서 인건비를 올리면서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사람을 뽑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아직 회사가 많이 알려지지 않아 채용에 어려움이 있지만 회사 생활을 하며 눈여겨본 동료나 협력업체 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채용했다”고 말했다.

 

또 경일대에서 매년 2명씩 현장실습생을 뽑아 회사에서 경험을 쌓게 했는데, 그 결과 현재 이 학교 출신 직원도 10명을 채용해 산학협력의 좋은 예시도 만들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이 대기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에 빨리 합류해 자리를 잡고 나중에 스톡옵션을 받으며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강점은 현업에서 쌓은 현실적인 기술에 있다. 인터뷰 도중 기술에 관한 대목에서는 한 대표의 목소리에 더 힘이 들어갔다. 그는 “우리는 자율주행의 핵심인 ‘인지·판단·제어’를 외부 오픈 플랫폼을 쓰지 않고 모두 자체 알고리즘으로 구현한다”며 “설계부터 차량 개조와 양산까지 직접 한다. 연구를 위한 학문이 아니라 양산을 위한 기술을 배경으로 일을 시작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는 초기 외부 투자를 최소화해 자신들의 기술개발 철학을 지켰다. 한 대표는 “그동안 120억원 규모의 연구용역 41개를 수주했다”며 “이를 통해 초기 투자를 받지 않고 정부나 공공기관의 연구프로젝트를 활용해 기술을 고도화했다”고 말했다.

 

그가 바라보는 자율주행의 시대는 먼 미래가 아니다. 그는 “완성차 제조사는 승용차 기반의 자율주행을 개발하는데 스타트업이 도전하기는 어려운 분야”라며 “이보다 우리는 지정된 경로 내에서 제한적인 모빌리티개념의 자율주행이 먼저 열릴 것으로 보고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와 트랙터처럼 서로 다른 직군에서의 경쟁”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의 자율주행은 5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반 차량의 자율주행은 2030년 이후쯤 완전한 사용이 되겠지만 PBV는 2027년이면 기술과 제도가 모두 갖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기술개발만큼이나 법과 제도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그는 “지금은 자율주행차가 나와도 법이나 보험에 완벽하지 않아 실제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며 “청소차나 셔틀차량 등 PBV는 현재 관련 특례법이 만들어지고 서울, 판교, 안양, 세종, 광주, 울산, 대구 등 전국에서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은 기술만으로 이뤄지지 않고 인프라와 관제 지원이 필요하다”며 “도로 설계부터 신호등, 통신 등 정부, 지자체, 기업이 협업해야 잘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현재 광주에서 완전 무인 청소차를 시험중이다. “국내 처음으로 완전 무인 자율주행 테스트를 지난달부터 진행중”이라며 “그동안은 안전요원이 차량에 탑승했는데 이제는 차량 외부에서 차를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목적에 맞춰 각 지역에서 다양한 테스트가 진행중이다. 그는 “지역마다 도로 특색이 다른데 예를 들어 신도시는 로터리가 많고, 구도심은 옛날식 좁은 길이 많다”며 “이러한 특색에 맞게 차량을 개발한다”고 했다.


이 회사는 현재 전국 스마트시티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세종과 부산에서 스마트시티를 만들어 이곳에 자율주행 솔루션을 활용한 배송, 셔틀, 무인순찰 등을 접목해 도시를 중동이나 동남아시아에 수출하고자 한다”며 “과거에는 플랜트를 수출했다면 이제는 도시를 수출하는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부산 스마트시티 사업에 자율주행 솔루션 공급업체로 참여한다.

 

그는 스타트업을 꿈꾸는 창업자들에게 이런 조언도 남겼다. “자율주행은 생각보다 빨리 민간영역으로 넘어오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자율주행 센서나 지도의 시대가 2020년 전후로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해 뛰어들었다가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 기업이 많다”고 했다. 그는 “미디어에 나오는 청사진만 보고 뛰어들지 말고 핵심 기술 한 가지는 완성한 상태에서 시작해야 버틸 수 있다”며 “진입장벽이 낮은 어설픈 기술은 쉽게 따라잡힌다”고 당부했다.


세계일보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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