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기업, 기업인!]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대표 "테슬라 같은 기업 될 것"

2023-11-01

자율주행 전문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의 한지형 대표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완성차 Project MS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2z 제공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 선도 기업 만들겠다"



신산업 미래모빌리티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대구는 지난 2017년 대구미래자동차엑스포를 매년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 정부 전시회로 격상된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엑스포(DIFA)'를 유치하면서 모빌리티 선도 도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구의 위상을 높인 기업들 가운데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스타트업이 있다. 첨단기술인 자율주행 전문기업이 대구를 기반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오토노머스 에이투지(a2z)'는 자율주행 분야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DIFA에서 a2z는 지역 자동차 부품사와 연계해 개발한 자율주행 완성차 모델 2종을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지역 기업 주도로 운전석이 없는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구현이 가능한 완성차를 만들었다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자율주행의 선구자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를 DIFA 현장에서 만났다.


-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하고 2년 만에 완성차를 선보였다. 어려움은 없었나?


▷ 지역을 대표하는 중견기업이 대거 참여한 프로젝트였고 당연히 막중한 책임감도 뒤따랐다. 정부 지원 과제가 아닌 자체적으로 자금을 투입해 개발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투자금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인 기업들이 의기투합한 덕에 단기간에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 이번에 공개한 자율주행차의 특성은?


▷ 셔틀의 일종인 'Project MS'와 물류에 특화된 'Project SD'가 있다. 라이다, 레이더, 카메라 등을 활용한 융합기술이 적용됐고 독자적인 솔루션을 탑재해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MS의 경우 최대 9명이 동시에 탑승할 수 있다. SD는 화물 적재만 할 수 있는 초소형 모빌리티로 최대 300kg를 적재하고 최대 거리 240km를 운송하는 것이 가능하다.


완성차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는 발표를 2년 전 DIFA에서 했고,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모빌리티를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 오늘은 전시장에 차량이 있지만 곧 도로를 달리는 모습도 보여드리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향후 완성차 양산 계획도 있나?


▷ 국산 자율주행 완성차를 지향한다. 부품사와 협럭하고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의기투합해 회사를 설립했으나, 본사를 둔 대구경북은 자동차 부품사가 다수 분포해 있고 제조업 기반이라는 사실을 이해했다. 처음부터 부품사와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고 싶었다.


미래모빌리티 전환으로 과도기에 있는 여러 부품사들과 함께 기술개발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 파일럿 차량을 도입하고 2030년에는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작년부터 운행 중인 '달구벌 자율차' 경과는 어떤가?


▷ 달구벌 자율차는 세계 최초의 여객·물류 통합형 자율주행차로 현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일대에서 11개월째 운영되고 있다. 탑승객이 호출하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자율주행차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누적 콜은 5천 건을 넘어섰고 총 이용 승객은 7천명 가량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앱을 통해 설문조사를 진행 중인데 대다수가 만족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내놓고 있다. 특히 재사용률이 높은 편이다. 자율주행차의 편리함을 경험하고 다시 이용하는 승객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테크노폴리스를 생활권으로 하는 DGIST 학생들의 발이 되고 있어 기쁘다.


현재 대구를 포함해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발전된 형태의 자율주행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 자율주행 기술력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a2z의 강점은?


▷ 글로벌 자율주행 기술종합순위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인텔, 구글, 엔비디아 등 글로벌 대기업이 대부분 순위권인데, 한국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 만으로 화제가 됐다.


연구개발에 그치지 않고, '현실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막연하게 완전 무인화를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 도로에 적용하려면 고려해야 할 조건이 무수히 많다. 또 기술력이 아무리 좋아도 양산이나 운영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들어가면 상용화가 어렵다.


a2z는 타게팅을 분명히하고 인프라 연동을 통해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있다. 처음부터 허황된 목표를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어 주목도가 높은 것 같다. 현실적인 기술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이 차별화된 강점이라 할 수 있다.


- 창업 6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과정은 돌아보면?


▷ 2018년 경일대학교에 창업 거점을 마련해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자율주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고 지금보다 더 초창기였다. 우리가 가진 방향성에 대해 인정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는데, 하나씩 실현하고 보여주다 보니 이제는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단계에 진입한 것 같다.


현재 직원 수는 140명이 넘었고 매년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데 집중했다. 학교, 지자체, 정부와 연계한 다양한 사업에 참여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할 수 있었다. 실적이 쌓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자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a2z가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투자자들이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 기업을 이끌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다면?


▷ 구성원 개개인이 행복해야 한다. 우리가 미래를 만들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한다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게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개인의 행복이 곧 기업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직장인은 누구나 힘들게 일하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지치지 않고 행복감을 높일 수 있도록 명확한 비전을 보여주고 싶다.


- 앞으로의 목표는?


▷ 큰 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도 애플, 테슬라가 같은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이 나와야 한다. 1세대 대기업 삼성, 현대가 있고 2세대는 네이버, 카카오였다면 앞으로 3세대 기업이 부상하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도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꿈을 품고 있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밟으며 성장하는 기업을 만들겠다.


매일신문 정우태 기자